[탐방]도시재생에 '약간' 관심 있는 사람이 둘러본 홍릉

By. 한울 에디터

- 수년 동안 도시재생 관련 기자단 활동을 하며 여러 편의 원고를 투고했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지식으로, 경험을 통해 형성되고 변화하는 관점으로 홍릉을 본다.



  언젠가는 꼭 석사를 하겠다고 생각했고, 드디어 올해 대학원생이 되었다. 입학 후 방역지침이 조금씩 완화되어 학교와 주변 지역을 둘러보는 중이다.

  지난 4월에 2022년 상반기 홍릉 도시재생 크리에이터를 알게 되었고, 지역 웹진 『홍릉, 살다』에 수록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에디터스’에 합류했다.

 



보존과 전시 개념의 도시재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관점


 홍릉 일대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위치한 수림문화재단 건물 ⓒ 한울

 

  이 글의 제목에서 도시재생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한 이유는 도시재생에 관한 원고를 몇 군데에 기재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건축, 조경, 디자인 등 도시재생과 연관된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이나 역량은 없고, 홍릉 지역에 오래 거주한 것도 아니라서 ‘약간’이라는 변명 겸 설명을 붙였다.

  대신 읽고 쓰며 주변을 구석구석 살피는 것을 좋아한다. 주민으로서 혹은 전문가로서 홍릉을 조망하기는 어렵지만, 외지인의 관점에서 홍릉 일대를 슬며시 살펴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 영상 화면 캡처

 

  홍릉 일대 도시재생 현황을 살펴보며 유현준 교수의 강의를 시청했다. 그중 “한국 건축, 서양처럼 보존하지 못하고 재건축하는 이유는? 도시 재건축 VS 보존 문제!”라는 영상이 인상 깊었다. 이 영상에서 유 교수가 제시한 건축의 관점이 도시재생에 대한 내 관점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유현준 교수는 영상에서 “한국은 해방 이후 급격히 도시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유럽처럼 100년 전 도시에 지어진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어렵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유럽의 100여 년 된 건물은 당시의 건축, 도시설계, 예술적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이라 보존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지만, 한국의 건물은 최빈국이었던 시절에 인구 수용의 목적만을 갖고 건축되어 유럽처럼 보존을 통한 가치 부여가 어렵기 때문이다.

 

회기동 안쪽 골목길 ⓒ 한울

 

  유현준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는 한편 한국의 도시재생은 개발과 발전을 전제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홍릉 일대의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다.

  2020년 3월 서울시가 발표한 ‘홍릉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경제기반형-’에 따르면, 홍릉 일대 도시재생사업지역은 연구단지들의 역량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지역주민의 상호소통을 주요 방점으로 삼는,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해당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시 동대문구 홍릉로 118일대(면적: 497,514㎡)를 재생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서울 동북권의 경제적 중심지로 홍릉 일대를 상정하고 자족기능과 고용창출을 기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노후된 주거환경 개선, 지역민과 홍릉 연구단지와의 연계, 기초생활 인프라 향상, 연구단지 · 주거지· 대학상권의 분절화 해소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적시되어 있다.

  지자체사업, 공공기관 투자사업, 마중물사업 등의 내용을 살펴보면 투자유치 및 재원 조달을 위한 연구역량 집적, 연구인력이 느끼는 교통 문제의 해소, 연구기관과 지역사회의 소통 부재와 기반시설 노후 문제 해소 등이 주목적이다.




'홍릉 생활권'을 만들고 외부의 유입요인을 촉진하기

 KOCCA 콘텐츠문화광장 내 조성된 공원 ⓒ 한울 

 

홍릉에 입주한 한국과학기술정보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 ⓒ 한울 

 

  이 보고서를 읽고 외지인이자 도시재생 에디터의 관점에서 홍릉 일대를 천천히 돌아봤다. 그리고 개발과 보존이란 대립하는 개념을 칼로 나누듯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기가 참 어렵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

  홍릉 일대에 속하는 청량리 지역에는 수림문화재단, 국립산림과학원, 서울바이오허브 등을 비롯한 연구시설과 주변 공원, 산책로 등이 정비되어 있다.

  그런데 회기동으로 진입해서 회기역까지 걷다 보면 골목길을 따라 오래된 빌라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골목 사잇길에도, 대로변에도 식당과 상점이 자리 잡고 있고, 골목 안에서는 여기저기 반복되는 경사로가 구도심 생활권의 전형을 보여준다.

  도보 10분 거리 안의 두 풍경은 판이한 각각의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회기한지붕 마을공작소 ⓒ 한울 

 

  이런 특성을 가진 환경 속에서 이곳에 거점을 두고 통근하는 연구인력, 주민들, 학업을 위해 거주하는 대학생들 간의 이해관계에 접점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우선 직장인은 쉬는 날에 굳이 회사 근처로 오는 것을 선호하지 않을 테니 지역의 활성화보다는 통근 시의 교통 편이가 더 주요한 안건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홍릉 일대의 교통환경 개선에 관련된 정책은 ‘친환경홍릉순환버스사업(시범사업)’, ‘전기 자전거 활용 인프라 구축사업’ 등으로 수립되어 있다.

  그렇다면 연구인력이 근무하지 않는 주말, 휴일 등에 연구단지의 유휴시설을 지역주민이나 기타 도시재생 활동을 위해 부분적으로 개방 및 조정할 수 있다면 주민들, 대학생들에게 홍릉 도시재생의 인지도와 접근성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주민은 교통환경의 개선보다도 지역 내 시설 ‧ 인프라의 정비와 주거환경 개선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대학교 캠퍼스 내외의 인프라와 상권을 활용해서 생활에 필요한 수요를 나름대로 해결할 수 있는 대학생이 ‘지역 활성화’나 ‘도시재생’ 같은 사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따라서 주거환경 개선에 관련된 이해관계를 세심히 살펴보며 지역 내 주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권할 수 있도록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분리수거, 유휴부지 활용, 야간보행 시 안전 등 실생활과 밀접한 안건들을 주민들과 논의한다면 더 많은 호응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문화관광을 넘어 인적· 물적 자원이 집적되는 계기로서의 도시재생

 

국립산림과학원 ⓒ 한울 

 

  지역 밖에서의 진입요인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홍릉에는 국립산림과학원 등 외부의 관심을 이끌만한 여지는 분명히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맛집, 왁자지껄한 상권, 사진 한 장 찍을 만한 랜드마크, 홍릉의 다양한 연구소 방문 및 견학 기회 등 외부의 수요에 지역이 호응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단순한 문화관광의 차원이나 시설 보존의 접근이 아니라, 인적 · 물적 자원이 집약적으로 운영되는 계기로 도시재생이 운영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단순한 보존이 아니라 향후 실제 주민의 의견 이해를 수렴하는 개발 방향을 수립하는 과정으로 도시재생이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시재생은 결국 개발 이후의 단계에서 논의될 수 있는 것으로, 여전히 미개발된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홍릉 일대를 단순히 보존하고 전시하는 방문지의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에디터스 활동을 이어가며, 도시재생과 연관된 다양한 주제와 골목골목을 더 자세히 살피며 홍릉을 계속 조망해보고자 한다.


editor. 한울



#홍릉  #도시재생  #동네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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