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기후변화 대응을 동네 안에서: 자연스러운 바자회


By. 한울 에디터

- 홍릉 일대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지원한 <제3회 자연스러운 바자회>  현장에서 친환경 바자회와 기후 변화에 대해 생각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당위성 피력을 넘어선 실재적 방안 논의는 시대의 화두

2021년 1월 19일 유엔개발계획 서울정책센터가 진행한 2020 인간개발보고서 발간회에서 '인류세'라는 개념이 제시되었다. 2021년 30주년을 맞이하는 인간개발보고서의 주제가 “인간개발과 인류세 (The Next Frontier: Human development and the Anthropocene)”인데,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를 별개의 세(世)로 간주하는 개념이다.

이는 인간의 사회활동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제3회 자연스러운 바자회 현장 ⓒ 한울


보고서 발간회는 영상으로 제공되었기에 기후변화에 대한 패널들의 다양한 발표를 청취할 수 있었다. 환경을 보존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경제 구조를 친환경적인 체계로 바꾸는 것을 전제로 일상의 습관 역시 환경을 고려하는 방안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골자였다.

사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이미 각종 첨단기술로 편안해진 삶에 익숙한데, 오직 환경을 위해 불편함을 견디도록 강요하기는 어렵다.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강조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환경에 기여하는 방법과 공유 사례가 더 많이 주목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던 중에  ‘자연스러운 바자회’를 알게 되었다.


우리 동네 가게와 손님이 함께하는 친환경 플리마켓

'퍼블릭하우스'에 진열된 바자회 상품들 ⓒ 한울

 

<제3회 자연스러운 바자회>는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회기동의 '카페 메모아르', '힙스온힙스', '퍼블릭하우스' 등 세 곳의 매장에서 진행되었다. 5월 9일부터 5월 23일까지 해당 매장에 방문하여 물건을 기부하면 바자회에서 사용 가능한 '에코'가 발급되었고, 방문자는 바자회 당일 행사 장소들에 방문하여 장당 천 원의 가치를 갖는 에코를 지불하여 기부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부자는 물품을 기증하는 동시에 다른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바자회 참여가 촉진되었다. 단순히 절약이나 분리수거, 소비를 권면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재활용 가능한 물품을 기반으로 지역 내 경제활동을 장려하며 자연스럽게 환경에 기여하는 활동이다.

 

'힙스온힙스'에 진열된 바자회 상품들 ⓒ 한울

 

바자회와 재활용을 접목하고, 지역주민이 '자연스럽게'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교환하는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환경에 기여하는 동네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본 사업의 핵심이라 하겠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단순한 환경 보호 슬로건이나 환경을 위한 불편 감수 등과 다른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환경에 기여하는 계기 마련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흥미로운 행사에 당일 11시부터 15시까지 회기동 골목과 세 개의 카페를 번갈아 방문하며 바자회 현장을 관찰해보았다.

 

아침부터 조금씩 늘어나는 손님들

'카페 메모아르' 창가에 붙은 이벤트 안내문과 이벤트용 룰렛 ⓒ 한울

퍼블릭하우스의 이벤트 안내문과 이벤트용 룰렛 ⓒ 한울

'카페 메모아르'에 진열된 바자회 상품들 ⓒ 한울


토요일 11시 회기동 골목은 전반적으로 한가했다. 골목 안쪽까지 들어오는 사람은 적었고, 가게나 상점들도 아직 영업 전이거나 준비 중인 곳이 많았다. 열두 시쯤 되니 조금씩 빵이나 쿠키를 구매하려는 손님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개최 장소들에는 바자회 스태프들이 배치되어 바자회의 취지를 알리고 진열대를 관리하고 있었다.

힙스온힙스와 퍼블릭하우스가 서로 가까운 곳에 있어서 먼저 방문했다. 이미 바자회에 대해 알고 있고 에코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과 이벤트를 안내받고 당일날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각각의 가게에서 체험행사 비용(퍼블릭하우스), 일반 카페이용금액, 바자회 물건 구매 비용을 합쳐 7천 원을 넘으면 띠부띠부씰을 받을 수 있는데, 세 개의 띠부띠부씰을 모두 모으면 친환경 비누나 나무인센스 스틱을 증정한다는 이벤트가 계속 공지되고 있었다. 비교적 공간이 큰 메모아르에서는 바자회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평상시처럼 카페를 이용하면서 물건을 구경하는 손님들이 보였다.

한 시에서 두 시 사이에 다시 카페 세 곳을 둘러보니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물건을 살펴보고 구매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벤트 조건에 부합하는지 스태프에게 물어보기도 했고, 물건을 이것저것 만져보기도 했다.

두 시가 넘어가자 회기동에 사람들이 조금씩 붐비며 카페에 방문한 손님들도 바자회에 관심을 보였다. 오후에 다시 한번 골목을 살펴보고 비슷한 상황을 확인한 후 일정을 마무리했다.


향후 과제 극복과 확장이 기대되는 바자회

 

가게 입구에 바자회 물품을 배치한 카페 메모아르 ⓒ 한울

 

관찰한 당일 느꼈던 점은 바자회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좋았다는 것이다. 미리 알고 있지 않더라도, 아무것도 모르고 방문한 사람들도 한 번쯤은 행사에 대해 질문하며 물건을 살펴보았다.

가장 의외였고 의미가 컸던 부분은 가게 대표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 태도였다. 가게에서 공간을 협조하고 행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텐데도 목 좋은 곳에 바자회를 운영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향후 더 많은 상점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바자회를 확대해나가면 골목 전체를 채우는 바자회에 참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운영시간과 당일 방문한 사람들을 유인할 만한 요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토요일 오전에는 길에 사람이 적고, 점심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오가다가 늦은 오후부터 사람들이 식당들을 채워나간다. 이를 반영하여 바자회 행사시간이나 요일을 조금 더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면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일 행사를 처음 알게 된 사람에게도 참여할 기회가 더 확대된다면 더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필요한 물건이 있어 1에코 대신 천 원을 직접 낼 수 있을지까지 물어보았는데 그럴 수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계좌로 에코에 상응하는 현금을 이체한다면 에코 대신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다. 몇몇 사람은 관심을 보이다가도 에코가 없어 구매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다.

이처럼 당일에도 물건 구매를 촉진하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이루어진다면 바자회의 취지를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바자회 현장을 바라보며 카페 메모아르에서 찍은 사진 ⓒ 한울

 

수시로 정확한 정보를 점검하고 전달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실제로 한 손님은 본인이 바자회라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대량으로 가져와 판매하려고 하기도 했었다. 필요 없는 물품을 기증하고, 물품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된 에코를 써서 다시 구매를 촉진하는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이번 사업의 취지는 분명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 상인이 자발적으로 공간 제공과 홍보에 참여하고 행사의 거점으로서 이번 바자회에 한 축이 되었다는 점, 바자회를 통한 지역 내 선순환을 지향한다는 점, 그리고 바자회를 통해 자원낭비를 막고 지역 차원에서 환경에 대응한다는 가치 때문이다.


editor. 한울



#홍릉  #자연스러운_바자회  #친환경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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