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김현진, 이정민 에디터
* 질문자: 김홍구 코디네이터
[김예은 에디터]
Q. 영상 제작에 도전한 두 에디터 중 한 명이다. 처음 해보는 작업에 도전하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
경희대학교 LINC 사업단이 주관한 제주도 리빙랩 프로젝트를 2022년 여름에 진행했다. 나는 디자인팀의 조형물 작업을 담당했고, 늘 하던 일이라 아주 색다른 작업은 아니었다. 그때 20학번인 미디어학과의 동갑내기가 제주 모슬포의 모습을 ‘재즈 인 모슬포’라는 홍보영상으로 만들었다. 그 친구도 나처럼 자기가 늘 하던 일이라 여겼겠지만, 나한테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자 영감을 준 계기였다.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장점이자 단점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생각을 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회기동의 매력을 그런 식으로 전달해보면 어떨까? 물론 내가 만든 영상(콘텐츠 바로 보기)은 색다른 형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도전해서 만들어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우스갯소리를 덧붙이자면, 올해 봤던 사주에서 내가 영상으로 성공한다고 들었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작이 반이다!
Q. 에디터스 2기로 활동한 소감을 알려달라.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었던 활동이다.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란 이전에 몰랐거나 접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했을 때, 나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했을 때 느껴진다.
우선 새롭게 발견한 것은 영상 제작을 접하게 된 것이다. 영상이든, 글이든, 어떤 표현 방식이라도 그 핵심은 ‘내가 무엇을 전달할 것이냐’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표현 방식에 따라 영상이 재미있느냐, 지루하냐 판가름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영상을 더 공부하고, 배워보고, 만들어보고 싶다.
두 번째는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느꼈다. 에디터스 활동을 하는 동안 다른 에디터들이 쓴 글을 몇 번이고 읽었다. 다들 자신만의 색깔과 느낌이 가득 담긴 머릿속의 어떤 공간을 글로 풀어내는 것 같았다. 나도 ‘나만의 공간을 넓혀나가는 사람이 되어야지’, ‘나만의 공간에 많은 경험을 채워넣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만의 공간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한 글쓰기 능력을 쌓아 올리기로 생각했다. 그 결과, 늘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던 내가 꾸준히 책을 읽게 되었다.
자극과 부족함을 느껴 변화로 이어진 이번 에디터스 활동이 앞으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족한 나의 글과 영상에 격려와 피드백을 준 김홍구 코디에게 감사를 전한다.
Q. 콘텐츠에 담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 또는 편집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첨삭된 부분이 있으면 소개 부탁한다.
‘남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인다면 그 사람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있다. 유튜브 속 수많은 영상들이 나는 쉬워보였던 걸까? 시청자 입장에서만 보았을 뿐, 제작을 해본 건 처음이었다. 그러니 제작자 입장에서 시청자가 보기에 좋은 영상이 뭘지 깊이 고민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만든 영상은 제작 의도를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 회기의 오래된 가게를 소개하며 인터뷰도 진행하는 초기 기획에서 인터뷰 진행이 제외되고, 맛집 소개 형식만 담게 되었다.
영상을 만들면서도 흔한 맛집 유튜버가 된 기분이었다. 구상한 건 너무 많은데, 모두 담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했다. 미디어학과 친구들이 왜 그렇게 공들여서 콘티를 짜는지 여실히 깨달았다. 그래도 이제 영상 분야에서 시작은 했기 때문에 한 걸음은 가까워졌다!
Q. 활동하며 찍은 사진들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사진 한 장을 고른다면?

'회기에서의 사계(四季)' 중에서
김예은 에디터의 콘텐츠들
- 회기동의 노포들, 영상으로 담다 (링크)
- 회기에서의 사계(四季) (링크)
[김현진 에디터]
Q. '골목'이라는 공간적 테마에 집중해서 콘텐츠를 만들었다. 혹시 낯선 곳에서의 산책을 즐기는 취미가 있나?
평소에도 그냥 걷는 걸 좋아한다. 걷다보면 생각도 정리가 잘 되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사소한 풍경을 눈에 담는 것도 즐긴다. 낯선 곳에서 걷는 것도 좋아하는데, 특히 여행지에서 여유롭게, 또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걸 좋아한다. 그럴 때는 조금 무섭고 떨리지만, 설렌다는 마음이 더 크다. 새로운 곳을 탐험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탐방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기획 의도도 있었지만, 낯선 곳을 걸어다니며 회기와 청량리가 어떤 곳인지 살펴보고, 또 친해지고 싶어서 골목을 테마로 삼게 된 것이다.
Q. 에디터스 2기로 활동한 소감을 알려달라.
벌써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처음 홍릉 센터에 갔을 때에는 반소매 옷을 입었었는데, 어느새 패딩을 입어야하는 계절이 됐다. 짧다면 짧고, 또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이렇게 활동 소감을 쓰고 있으니 아쉬운 마음뿐이다.
에디터스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기획을 해보고, 또 기획한 대로 직접 글을 써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 내가 쓴 글이 웹진에 업로드 된 모습을 보고 신기해서 생각날 때마다 한번씩 들어가 보고는 했다.
골목탐방 시리즈를 통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지역과 한껏 가까워진 기분이다. 이제는 길들이 조금이나마 눈에 익어 지도가 없어도 여기저기 찾아갈 수 있다. 내가 걸은 걸음 수만큼 정이 쌓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른 에디터들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배우고 느끼는 만큼 더 잘 쓰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가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부족한 초안을 매번 멋있게 편집해준 김홍구 코디에게 감사하다. 내가 쓴 글들이 지역을 알리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에디터스 활동에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Q. 콘텐츠에 담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 또는 편집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첨삭된 부분이 있으면 소개 부탁한다.
에디터스 2기가 상권 활성화 사업지인 회기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골목탐방 콘텐츠의 과거 편(콘텐츠 바로 보기)의 무대도 청량리에서 회기동으로 변경했다. 회기동부터 청량리까지 지역의 전체적인 모습을 글 속에 녹여내고자 했지만, 주 무대가 회기동이 되면서 한 지역을 더 깊이, 자세하게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다.
골목탐방 미래편(콘텐츠 바로 보기)의 출발점이었던 서울바이오허브에서도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다. 입구에서 안내도 사진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니 경비원께서 어디 가시냐고 물어보셨다. 그 순간에 너무 당황해서 과제 때문에 사진 찍으러 왔다고 말했다. 건물 안은 출입하지 마시라는 말을 듣고 외관만 찍은 뒤 부랴부랴 떠났다. 나중에 가서야 ‘에디터스 활동으로 방문했다고 이야기 할 걸!’하면서 후회했다.
Q. 활동하며 찍은 사진들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사진 한 장을 고른다면?

'골목 탐방: 회기의 현재를 걷다' 콘텐츠 중에서
김현진 에디터의 콘텐츠들
- 골목 탐방: 골목에서 회기의 과거를 찾아보다 (링크)
- 골목 탐방: 회기의 현재를 걷다 (링크)
- 골목 탐방: '회기로'를 따라 미래를 상상하다 (링크)
[이정민 에디터]
Q. '오감 만족'이라는 감각적 테마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감각적인 취미를 즐겨서 이런 테마를 선정했던 건가?
이 지역을 독자들이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감각’이라는 아이템을 이용했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적확하겠다.
나는 감각들이 일깨워지는 순간들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눈길을 걸을 때 뽀드득 소리, 무심코 지나치다 마주친 베이커리 앞에서 맡는 진한 빵 냄새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일상에서 그런 감각들에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꼈다.
그래서인지 에디터스가 되어 처음 회기에 방문했을 때의 감각은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생생했다. 물론 회기동은 나에게 낯선 공간이었고, 나는 이곳에서 아이템을 찾아 콘텐츠를 완성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무뎌졌던 감각들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었든 오랜만에 나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곳이였기에 회기에서의 이야기를 ‘감각’이라는 주제로 풀어내겠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등하굣길 사람들이 지나치는 벽화,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동네 한구석에 자리 잡은 포근한 공방(콘텐츠 바로 보기)까지, 어쩌면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왠지 모르게 더 편안하고 따뜻했다. 그래서 회기를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이 동네의 정감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나처럼 가끔씩 잊고 살았던 동네의 감각을 돌이켜보도록 해주고 싶었다.
Q. 에디터스 2기로 활동한 소감을 알려달라.
나에게 지난 3개월의 에디터스 활동은 ‘낯섦’과 마주하는 과정이었다.
2022년 9월,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던 도시재생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활동하며, 나름의 기여를 하고 싶어서 호기롭게 에디터스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낯선 동네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 인터뷰하고 하나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상경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던 그때의 나에게 기사 작성을 위해서 한 달에 한두 번 방문했던 이 지역은 ‘낯섦’ 그 자체였다.
그래서 회기에 사는 친구들과 그들이 회기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려 노력했다. 대화를 통해서 소중한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져 있는 이곳을 따뜻한 시각으로 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다. 회기동 가게의 사장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지역에 가진 그들의 애정을 글로 담으며 낯설기만 했던 이곳이 점점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매달 콘텐츠를 기획하고, 발행되는 호수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지도를 한 번 보면 주변 풍경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지역과 친해졌다.
나는 그렇게 낯섦과 마주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또 성장했다. 이제 막 첫 인사를 나눈 느낌인데 에디터스 활동이 끝나서 섭섭하다.
Q. 콘텐츠에 담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 또는 편집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첨삭된 부분이 있으면 소개 부탁한다.
‘회기에서의 오감만족 하루: pt.1’(콘텐츠 바로 보기)에 담은 루헤 커피는 사실 기획안에 선정한 곳도 아니었고, 심지어 답사 전까지는 존재 자체도 몰랐던 곳이다. 답사 당일, 가보려 했던 카페들이 모두 문을 닫아서 걱정하던 중에 우연히 영어와 일본어가 섞인 힙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고, 그렇게 홀린 듯 들어간 곳이 루헤 커피였다. 사전 조사나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방문한 곳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오감 만족 콘텐츠의 기틀이 되어준 곳이자 가장 큰 영감을 준 곳이 바로 루헤 커피다.
지금 되돌아보면 9월의 지친 더위가 가시지 않았던 그날, 루헤 커피를 발견한 오후의 한 순간이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Q. 활동하며 찍은 사진들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사진 한 장을 고른다면?

'회기에서의 오감 만족 하루: pt.1' 콘텐츠 중에서
이정민 에디터의 콘텐츠들
- 회기에서의 오감만족 하루: pt.1 (링크)
- 회기에서의 오감만족 하루: pt.2 (링크)
김예은, 김현진, 이정민 에디터
* 질문자: 김홍구 코디네이터
[김예은 에디터]
경희대학교 LINC 사업단이 주관한 제주도 리빙랩 프로젝트를 2022년 여름에 진행했다. 나는 디자인팀의 조형물 작업을 담당했고, 늘 하던 일이라 아주 색다른 작업은 아니었다. 그때 20학번인 미디어학과의 동갑내기가 제주 모슬포의 모습을 ‘재즈 인 모슬포’라는 홍보영상으로 만들었다. 그 친구도 나처럼 자기가 늘 하던 일이라 여겼겠지만, 나한테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자 영감을 준 계기였다.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장점이자 단점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생각을 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회기동의 매력을 그런 식으로 전달해보면 어떨까? 물론 내가 만든 영상(콘텐츠 바로 보기)은 색다른 형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도전해서 만들어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우스갯소리를 덧붙이자면, 올해 봤던 사주에서 내가 영상으로 성공한다고 들었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작이 반이다!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었던 활동이다.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란 이전에 몰랐거나 접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했을 때, 나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했을 때 느껴진다.
우선 새롭게 발견한 것은 영상 제작을 접하게 된 것이다. 영상이든, 글이든, 어떤 표현 방식이라도 그 핵심은 ‘내가 무엇을 전달할 것이냐’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표현 방식에 따라 영상이 재미있느냐, 지루하냐 판가름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영상을 더 공부하고, 배워보고, 만들어보고 싶다.
두 번째는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느꼈다. 에디터스 활동을 하는 동안 다른 에디터들이 쓴 글을 몇 번이고 읽었다. 다들 자신만의 색깔과 느낌이 가득 담긴 머릿속의 어떤 공간을 글로 풀어내는 것 같았다. 나도 ‘나만의 공간을 넓혀나가는 사람이 되어야지’, ‘나만의 공간에 많은 경험을 채워넣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만의 공간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한 글쓰기 능력을 쌓아 올리기로 생각했다. 그 결과, 늘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던 내가 꾸준히 책을 읽게 되었다.
자극과 부족함을 느껴 변화로 이어진 이번 에디터스 활동이 앞으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족한 나의 글과 영상에 격려와 피드백을 준 김홍구 코디에게 감사를 전한다.
‘남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인다면 그 사람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있다. 유튜브 속 수많은 영상들이 나는 쉬워보였던 걸까? 시청자 입장에서만 보았을 뿐, 제작을 해본 건 처음이었다. 그러니 제작자 입장에서 시청자가 보기에 좋은 영상이 뭘지 깊이 고민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만든 영상은 제작 의도를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 회기의 오래된 가게를 소개하며 인터뷰도 진행하는 초기 기획에서 인터뷰 진행이 제외되고, 맛집 소개 형식만 담게 되었다.
영상을 만들면서도 흔한 맛집 유튜버가 된 기분이었다. 구상한 건 너무 많은데, 모두 담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했다. 미디어학과 친구들이 왜 그렇게 공들여서 콘티를 짜는지 여실히 깨달았다. 그래도 이제 영상 분야에서 시작은 했기 때문에 한 걸음은 가까워졌다!
'회기에서의 사계(四季)' 중에서
김예은 에디터의 콘텐츠들
- 회기동의 노포들, 영상으로 담다 (링크)
- 회기에서의 사계(四季) (링크)
[김현진 에디터]
평소에도 그냥 걷는 걸 좋아한다. 걷다보면 생각도 정리가 잘 되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사소한 풍경을 눈에 담는 것도 즐긴다. 낯선 곳에서 걷는 것도 좋아하는데, 특히 여행지에서 여유롭게, 또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걸 좋아한다. 그럴 때는 조금 무섭고 떨리지만, 설렌다는 마음이 더 크다. 새로운 곳을 탐험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탐방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기획 의도도 있었지만, 낯선 곳을 걸어다니며 회기와 청량리가 어떤 곳인지 살펴보고, 또 친해지고 싶어서 골목을 테마로 삼게 된 것이다.
벌써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처음 홍릉 센터에 갔을 때에는 반소매 옷을 입었었는데, 어느새 패딩을 입어야하는 계절이 됐다. 짧다면 짧고, 또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이렇게 활동 소감을 쓰고 있으니 아쉬운 마음뿐이다.
에디터스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기획을 해보고, 또 기획한 대로 직접 글을 써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 내가 쓴 글이 웹진에 업로드 된 모습을 보고 신기해서 생각날 때마다 한번씩 들어가 보고는 했다.
골목탐방 시리즈를 통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지역과 한껏 가까워진 기분이다. 이제는 길들이 조금이나마 눈에 익어 지도가 없어도 여기저기 찾아갈 수 있다. 내가 걸은 걸음 수만큼 정이 쌓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른 에디터들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배우고 느끼는 만큼 더 잘 쓰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가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부족한 초안을 매번 멋있게 편집해준 김홍구 코디에게 감사하다. 내가 쓴 글들이 지역을 알리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에디터스 활동에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에디터스 2기가 상권 활성화 사업지인 회기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골목탐방 콘텐츠의 과거 편(콘텐츠 바로 보기)의 무대도 청량리에서 회기동으로 변경했다. 회기동부터 청량리까지 지역의 전체적인 모습을 글 속에 녹여내고자 했지만, 주 무대가 회기동이 되면서 한 지역을 더 깊이, 자세하게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다.
골목탐방 미래편(콘텐츠 바로 보기)의 출발점이었던 서울바이오허브에서도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다. 입구에서 안내도 사진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니 경비원께서 어디 가시냐고 물어보셨다. 그 순간에 너무 당황해서 과제 때문에 사진 찍으러 왔다고 말했다. 건물 안은 출입하지 마시라는 말을 듣고 외관만 찍은 뒤 부랴부랴 떠났다. 나중에 가서야 ‘에디터스 활동으로 방문했다고 이야기 할 걸!’하면서 후회했다.
'골목 탐방: 회기의 현재를 걷다' 콘텐츠 중에서
김현진 에디터의 콘텐츠들
- 골목 탐방: 골목에서 회기의 과거를 찾아보다 (링크)
- 골목 탐방: 회기의 현재를 걷다 (링크)
- 골목 탐방: '회기로'를 따라 미래를 상상하다 (링크)
[이정민 에디터]
이 지역을 독자들이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감각’이라는 아이템을 이용했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적확하겠다.
나는 감각들이 일깨워지는 순간들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눈길을 걸을 때 뽀드득 소리, 무심코 지나치다 마주친 베이커리 앞에서 맡는 진한 빵 냄새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일상에서 그런 감각들에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꼈다.
그래서인지 에디터스가 되어 처음 회기에 방문했을 때의 감각은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생생했다. 물론 회기동은 나에게 낯선 공간이었고, 나는 이곳에서 아이템을 찾아 콘텐츠를 완성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무뎌졌던 감각들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었든 오랜만에 나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곳이였기에 회기에서의 이야기를 ‘감각’이라는 주제로 풀어내겠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등하굣길 사람들이 지나치는 벽화,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동네 한구석에 자리 잡은 포근한 공방(콘텐츠 바로 보기)까지, 어쩌면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왠지 모르게 더 편안하고 따뜻했다. 그래서 회기를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이 동네의 정감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나처럼 가끔씩 잊고 살았던 동네의 감각을 돌이켜보도록 해주고 싶었다.
나에게 지난 3개월의 에디터스 활동은 ‘낯섦’과 마주하는 과정이었다.
2022년 9월,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던 도시재생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활동하며, 나름의 기여를 하고 싶어서 호기롭게 에디터스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낯선 동네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 인터뷰하고 하나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상경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던 그때의 나에게 기사 작성을 위해서 한 달에 한두 번 방문했던 이 지역은 ‘낯섦’ 그 자체였다.
그래서 회기에 사는 친구들과 그들이 회기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려 노력했다. 대화를 통해서 소중한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져 있는 이곳을 따뜻한 시각으로 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다. 회기동 가게의 사장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지역에 가진 그들의 애정을 글로 담으며 낯설기만 했던 이곳이 점점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매달 콘텐츠를 기획하고, 발행되는 호수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지도를 한 번 보면 주변 풍경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지역과 친해졌다.
나는 그렇게 낯섦과 마주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또 성장했다. 이제 막 첫 인사를 나눈 느낌인데 에디터스 활동이 끝나서 섭섭하다.
‘회기에서의 오감만족 하루: pt.1’(콘텐츠 바로 보기)에 담은 루헤 커피는 사실 기획안에 선정한 곳도 아니었고, 심지어 답사 전까지는 존재 자체도 몰랐던 곳이다. 답사 당일, 가보려 했던 카페들이 모두 문을 닫아서 걱정하던 중에 우연히 영어와 일본어가 섞인 힙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고, 그렇게 홀린 듯 들어간 곳이 루헤 커피였다. 사전 조사나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방문한 곳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오감 만족 콘텐츠의 기틀이 되어준 곳이자 가장 큰 영감을 준 곳이 바로 루헤 커피다.
지금 되돌아보면 9월의 지친 더위가 가시지 않았던 그날, 루헤 커피를 발견한 오후의 한 순간이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회기에서의 오감 만족 하루: pt.1' 콘텐츠 중에서
이정민 에디터의 콘텐츠들
- 회기에서의 오감만족 하루: pt.1 (링크)
- 회기에서의 오감만족 하루: pt.2 (링크)